2002년 월드컵은 왜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했을까?

아시아에서 최초로 월드컵 개최가 결정되다

2002년 6월에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을 공동개최했습니다. 2002년에 한국은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에서 첫 승리를 기록했으며 더 나아가 최초로 4강 진출에 성공하여 전 국민이 잊을 수 없는 월드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아시아 최초로 개최하는 월드컵이었던 2002년 월드컵이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개최하게 된 것일까요? 1930년 우루과이에서 시작된 월드컵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전가지 아시아에서 개최되거나, 공동개최한 적이 없었는데요. 아시아에서 월드컵개최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이 끝나고 당시 피파 회장이었던 아벨란제 회장은 21세기의 첫 월드컵은 아시아에서 하고 싶다는 발언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무난하게 개최국이 될 것 같았던 일본, 그러나 한국이 떠오르다

아벨란제 회장은 브라질 출신으로 당시 일본과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내심 일본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기를 기대했는데요. 1903년부터 브라질에 이민자를 보내왔던 일본과 브라질은 매우 친근하고 돈독한 사이였습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아시아가 아무래도 유럽에 비해 경제발전이 많이 미흡했기에 월드컵을 개최할 정도의 역량을 가진 아시아국가를 찾기가 어려웠던 터라, 별다른 의견이 없다면 2002년 월드컵은 일본에서 개최되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을 예상을 뛰어넘고 매우 훌륭하게 치러낸 아시아국가가 나타났는데, 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었습니다. 일본은 89년에 월드컵을 개최하겠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이에 질세라 한국도 90년에 월드컵 개최 공식입장을 피파에 전달하는데요. 이에 아시아축구연맹이 한국에 힘을 실어주게되면서 일본의 월드컵개최 최대 장애물로 한국이 떠오르게 됩니다. 

 

한국 개최파 vs 일본 개최파 

당시 피파회장이었던 아벨란제는 여전히 일본을 지지하고 있었고, 다음 피파 회장을 노리고 있던 유럽 축구연맹 회장이 한국을 지지해주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이 됩니다. 여기서 본격적인 남미국가들의 지지선언이 한국과 일본 양쪽으로 찢어지게 되는데요.

 

브라질의 펠레는 일본을 지지했고,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는 한국을 지지하면서 갑자기 남미의 자존심싸움이 시작됩니다. 이들의 싸움은 남미의 역사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과거의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았었고,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아왔습니다. 우루과이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포르투갈에 의해 브라질에 강제 합병을 당하게 되고, 이후 브라질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했지만, 브라질은 포르투갈을 싫어하고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을 싫어했기에 의견충돌이 심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여기에 우루과이가 독립전쟁을 하는 와중에 아르헨티나가 이를 도와주게 되면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그야말로 앙숙이 되는데요. 이 자존심싸움에 2002년 월드컵 개최지 싸움으로 번진 것입니다. 그 와중에 93년 10월에 열린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북한을 잡고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일본이 여기서 본선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한국은 4번째 본선진출국이 되었지만 94년 당시 일본은 한번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봅니다. 여기서 월드컵개최는 한국에 힘이 실리게 되었지만, 여전히 피파회장이 일본을 굳건히 지지하고 있어 어느 쪽이 승리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이자, 최초의 공동개최 월드컵이 결정되다

과열되는 양상을 보다 못한 아시아 축구연맹의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의 공동개최를 제안하게 되고, 어느쪽이 개최하든 개최가 실패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던 한일 양국으로서는 공동개최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하여 1996년 5월에 2002년 월드컵은 한국과 일본의 공동개최가 결정된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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