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이세돌 이후, 현재 한국 바둑계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있고, 이세돌을 잇는 차세대 바둑 챔피언으로 주목을 받는 선수는 바로 신진서 선수인데요.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이 선수가 써 내려가는 기록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신진서 선수의 일대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어린이집 대신 바둑학원에서 놀던 아이
2000년에 출생한 신진서는 현재 대한민국 바둑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바둑을 이끌고 있는 챔피언입니다.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김정환이라는 대한민국 최고 프로기사의 계보를 잇고 있는 신진서는 매우 어린 시절부터 바둑에 큰 소질을 보이던 아이였습니다. 신진서의 아버지는 바둑학원 원장님이었는데요. 어머니 역시 3급의 실력을 가진 고수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바둑학원을 운영했기에 자연스레 바둑을 접한 신진서 어린이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매우 싫어했기 대문에 바둑학원에서 놀던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신진서 어린아이는 자연스레 바둑을 접할 수 있었고 서서히 재미를 느끼게 되면서 그 재능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바둑에 배운 지 1년 만에 대회를 우승하다
바둑에 재미를 느낀 신진서는 마치 무엇이든 잡아먹는 괴물처럼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신진서 어머니가 강의하던 '1 교실' 기초 바둑교육을 한 달 만에 끝내버리고 아버지가 가르치던 '2 교실' 반으로 승격하면서부터는 거침없었습니다. 입문한 지 1년 반 만에 아버지로부터 백돌을 빼앗아버린 신진서는 당시 바둑을 같이 배우던 형들을 차례차례 이겨나갔고 불과 바둑입문 1년여 만에 초등학교 저학년부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합니다. 이런 놀라운 재능에 신진서의 부모님은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본인 또한 바둑기사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무렵 때였습니다. 4학년이 된 신진서는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했고 2011년 초에는 일반인 입단대회에 출전하여 프로에 도전합니다. 그러나 6승 4패로 프로행이 좌절되었고 그 해 9월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부모님의 헌신에 힘입어 12세에 프로 바둑기사가 되다
아들이 4관왕까지 하고 간발의 차로 프로행에 떨어진 실력인데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터라, 신진서의 부모님은 아들을 세계 일인자로 키우겠다는 일념을 품게 됩니다. 아들의 바둑훈련을 위해 20년 넘게 생활했던 부산생활을 정리한 신전서의 부모님은 서울로 상경하게 되는데요. 충암도장에 들어가 수많은 일류고수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진서의 부모님은 부산을 떠나서 한국기원 근처의 집에 정착하기까지 8년 동안 네 번이나 이사를 다니게 됩니다. 철저히 아들의 활동반경에 맞춰 움직인 것인데요. 충암도장에 들어가 새로운 고수들의 세계에 진입한 신진서는 단 몇 개월 만에 영재입단대회를 우승해 버리고 12세 4개월, 역대 5위의 어린 나이로 프로바둑기사가 됩니다. 입단 직전에 충암도장에서 5개월 훈련한 것만 뺀다면 사실상 독학으로 프로기사를 해낸 것이죠.
인터넷에서 세계 최고수들과 훈련을 하다
지금의 신진서를 키운 또하나의 원동력으로 인터넷 대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미 만 9세부터 인터넷 대국을 시작한 신진서는 비대면으로 세계의 강자들과 거리낌 없이 대국을 둘 수 있었고, 이는 어린 진서에게 엄청난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가상의 ID로 대국했기 때문에 자신의 어린 나이를 감출 수 있었고 때문에 실력만으로 수많은 세계강자들과 대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거죠. 이때 당시 신진서는 하루 10판씩 대국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너무 많이 둬서 몇 판만 두면 상대가 누구인지 다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당시에 이미 중국바둑의 천재라고 일컬어졌던 커제와도 자주 맞붙었습니다. 이미 프로기사였던 커제와 입단도 하기 전이였던 신진서였기에 많이 밀리긴 했지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진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커제는 세계대회를 우승하게 되고, 그때부터 인터넷으로 대국을 잘 안 해줬다는 후일담도 있었죠. 이처럼 신진서가 사실상 독학으로 프로기사를 따내고 세계 1위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놀라운 재능과 함께 커제, 미위팅, 판팅위, 천야오예, 당이페이 등의 현세대 최고수들과의 원 없는 실전 인터넷 대국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이길 때까지 대국해야 한다는 승부욕
유독 신진서는 어릴 때부터 패배감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인터넷 대국에서 지는 날에는 몇 시간이 지나든 밤을 새든 이길 때까지 대국을 신청했다고 하는데요. 바둑을 질 때마다 우는 성격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어 성장하게 되면서 서서히 차분한 성격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이는 신진서의 놀라운 마인드컨트롤 덕분인데요. 지는 것은 여전히 싫지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다스리는 법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멘털적인 측면에서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기로 유명한 이창호 9단을 보고 배운 것이 많았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통산 승률 역대 1위
2023년 6월 기준으로 통산 904전 705승 1 무 198패 승률 78.07%입니다. 이는 한국기원 통산승률 역대 1위의 놀라운 기록이며 그 누구도 한국기원 프로기사 중에서 신진서가 세운 이 기록에 이른 사람은 없었습니다. 전적이 쌓일수록 승률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높아지는 괴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거기에다가 우승경력 또한 바둑 기전 우승 30회, 메이저 세계 바둑기전 결승전에 8번 진출하여 4회 우승, 4회 준우승을 해냈습니다. 현대 프로 바둑기사들 중에 커제를 제외하면 그 누구와도 상대전적에서 밀리지 않고 있습니다. 한때 천적이라고 불렸던 박정환 9단에게도 현재는 엄청난 승률로 상대전적에서 압도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어린 신진서는 목표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세계대회의 10회 이상 우승, 1995~2005년 출생 프로 기사들 중의 최고 기사가 되는 것, 그것이 신진서의 꿈입니다.
2023년 6월기준 신진서의 대회성적 업데이트!
1) 바둑리그 36연승 달성으로 단일 종합기전 최다연승 신기록 달성했습니다. 이는 이창호 9단의 농심배 30연승과 최정의 여자바둑리그 31연승을 훌쩍 뛰어넘는 전무후무한 기록입니다.
2) 대한민국 농심배 세계바둑리그 3연패를 해냈습니다.
3) KBS 바둑왕전 41기에서 박정환 9단을 이기고 우승하여 대회 4 연속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4)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에서 2번째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5) 2022-23시즌 바둑리그에서 KIXX 주장으로 정규시즌 22경기 모두 출전하여 20승 2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달성했습니다. 20승은 정규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이 되었으며, 2년 연속 다승왕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바둑성향
신진서 9단은 기본적으로 전투적인 바둑을 추구합니다. 왠지 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 화끈하게 덤벼드는 그의 성향과 맞는 것 같은데요. 덕분에 '바둑계의 저승사자'라는 수식어도 가지고 있지만 밸런스도 중시했던 그는 일부러 인터넷 대국을 할 때, 자신의 반대성향의 프로기사들과 바둑을 두며 자신만의 완벽한 스타일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신진서가 지금까지 써온 기록은 한국의 역대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는 여전히 슬럼프를 모르고 있으며, 더욱 무서운 것은 그는 아직도 2000년생의 어린 청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죠. 조훈현, 안창호, 이세돌을 잇는 한국바둑의 보배와 같은 신진서의 미래는 이제부터 시작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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