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하고 밝게 빛나는 태양을 상징하는 색깔인 노란색은 옛날부터 그 색의 특성으로 인해 고귀하고 귀족적인 색으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노란색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특성을 가졌지만 자연에서 가장 흔한 색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꽃과 열매, 동물에 이르기까지 노란색을 뽐내는 자연의 모습을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재밌는 것은 조류의 새끼 대부분은 노란색을 띠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노란색이 전 세계 공통적으로 햇빛, 행복, 따뜻함을 상징하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노란색은 종교와 가장 많은 관련이 있기도 한데요. 기독교, 불교, 힌두교 어느 종교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색이기도 합니다.
선사시대
선사시대 라스코 동굴 벽화에서는 말이 노란색으로 칠해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때부터 노란색을 인식하고 사용했다는 이야기인데 이 벽화가 무려 1만7300년 이상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
고대에서 노란색은 황금을 상징하는 색으로 여겨졌습니다. 즉 귀하다는 의미를 지녔으며 고대 이집트에서 노란색은 황금, 불멸, 영혼을 의미했고 이집트 사람들은 신들의 피부가 황금으로 이루어졌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이집트 벽화에서는 왕족, 제사장 등 고귀한 신분의 피부와 옷을 노란색으로 그리곤 했죠. 가치가 높은 것들을 상징하는 노란색의 의미는 이후로도 이어졌습니다.
중세
중세시대 그림 속에서는 신의 권능이나 재력을 상징하는 의미로 노란색이 활용됐는데요. 예수의 후광이나 부유한 가문의 상징색으로 노란색이 활용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란색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완전히 정반대의 의미를 지니기도 했습니다. 금욕을 중시하던 중세 문화권에서 노란색은 사치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데, 특히 예수의 제자인 유다가 예수를 군인들에게 팔아넘긴다는 성경 구절에서 유다가 받은 돈을 상징하는 노란색은 널리 퍼져서 나쁜 의미에서 유다의 상징색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즉 노란색이 시기, 질투, 욕망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노란색은 성스러운 존재를 상징하는 색이면서 동시에 이에 반하는 이들을 상징하는 모순적인 색이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
우리 조선에서는 노란색이 어떤 의미였을까요? 조선에서는 고대 이집트와 마찬가지로 예전부터 노란색을 황금색으로 취급했는데요. 황금색을 둘러 입을 수 있는 고귀한 존재는 오로지 왕밖에 없었으므로 노란색은 고귀한 가치였고 일반인들은 이를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민간에서 쉽게 쓸 수 없다보니 염료 개발도 더뎠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노란색 염료가 크게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15세기
서양권에선 15세기를 기점으로 새로운 노란색 염료가 개발되었는데요. 노란색의 혁명이라 불리는 인디언 옐로가 개발되었습니다. 인디언 옐로는 15세기 인도에서 처음 발명된 색인데요. 소의 오줌에서 추출한 인디언 옐로는 기존의 노란색보다 풍부하면서 화사한 느낌을 전달했습니다.
17세기
17세기 네덜란드의 동방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인디언 옐로는 유럽으로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 네덜라드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 인디언 옐로가 활용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인디언 옐로를 사랑한 화가 중에는 그 유명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베르메르도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 중 '우유 따르는 하녀'에서는 이 노란색이 잘 드러나고 있는데요. 온 방 안을 가득 찬 노란색은 인디언 옐로만의 투명하면서도 진한 농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19세기
19세기,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는 노란색을 통한 감정과 분위기를 만들어낸 첫 번째 화가로 불리는 데요. 그의 작품 속에서 빛나는 노란색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 노란색을 활용한 예술가로는 반 고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반 고흐는 태양빛을 닮은 노란색에 매료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누이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노란색에 대한 찬사를 담기도 했습니다.
반 고흐는 자신만의 노란색을 만들기 위해 당시에 개발된 새로운 유형의 노란 안료도를 적극적으로 실험해 보기도 했습니다. 전통적인 노란색 염료뿐만 아니라 19세기 개발된 크롬 옐로나 카드뮴 옐로 등을 모두 활용해보기도 했는데요.덕분에 반고흐의 작품에서는 이전 세대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노란 색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20세기
20세기 들어서는 산업 디자인의 융성과 함께 눈에 잘 띄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노란색이 주목받았습니다. 노란색은 때로는 안전을 위한 경고와 주의를 상징하는 의미로 또 때로는 편안함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색으로 활용됐습니다. 덕분에 가구부터 표지판에 이르기까지 노란색은 우리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는데요. 현재까지도 노란색은 특별함을 나타내는 의미로 활용되며 많은 대중문화와 마케팅 속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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